걍 생각하는 거

시니바기 (?) 시절을 마치며

징순 2020. 4. 30. 01:30

우선 시작하기에 앞서 시니바기가 무엇인가? 며느라기를 어설프게 회사 신입 버전으로 고쳐본 나만의 단어임ㅇㅇ
일은 사랑하되 회사는 사랑하지말라. 회사가 언제 당신에 대한 사랑을 멈출지 모르기 때문이다. 앞서 나와 같은 전철을 밟아준 인생 선배들이 이런 주옥같은 충고를 해줘도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이래서 특정 회사들은 신입을 선호하나보다.
몇 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물경력잡일에 머물러 있고 나는 좀더 중요한 일을 맡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사실 이건 내 커리어계발 문제이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내가 사랑하고 충성해 마지않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시발 존나 웃기다) 회사와 상사들에게 좀더 도움이 되고 싶고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도 함께 있었다. 나는 진심으로 회사랑 내가 함께 발전하는 그런 거지발싸개같은 꿈을 꾸고 살았답니다 시발ㅋㅋㅋㅋ 그래서 친구들이 이직 준비하라고 했을때 묘하게 기분나쁜 티를 냈다. 왜 얘네들은 회사와 긍정적인 방향성을 논의해보기도 전에 이직부터 준비하라고 하는건가? => 매맞는 아내가 멀리 있는게 아님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며 오늘도 비혼을 다짐한다.
사실ㅋㅋㅋㅋ 매우 비참하여 입밖으로 꺼내기도 싫지만 나는 정직원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나를 본인과 동등한 회사 구성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요즘 종종 든다. 이게 서열 최하위라는 뜻이 아니라 아예 그 구조 안의 사람이라고조차 느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가르쳐주지도 않은 일 혼자 낑낑대며 해가도 형식적인 고마움의 표시도 없고, 컨펌조차 안하고, 업무 협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원래 성격이겠거니 생각했는데 핵심인력풀의 임직원들에게는 태도가 다른거 보니 아무래도 아닌거같다ㅋ
이미 나에게 그어진 선은 너무 명확했는데 내가 주제도 모르고 회사에 보탬이 되니마니 중요한 일을 하니마니 나댔던걸까? 차라리 마음은 편하다. 원래 일은 대우받는 것만큼 하는거고 이해타산이 안맞으면 깔끔하게 끊어내는게 회사와 고용인인데 그 사이에 쓸데없이 끼어들었던 감정들을 마침내 덜어낼수 있을것같다.